가끔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사례에 관한 글들은 다른 것들보다 쉽게 눈에 들어온다. 현장에 가본 듯한 생생함이 전달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현재의 상황과 비교해 보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블루존 2.0에 대해서 싱가포르의 공학적 도시 운영에 관한 에이지테크를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는데, 그 중 가까운 이웃 일본의 오키나와 장수사례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2009년 장수촌 사례로 소개될 당시 워낙 모범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먼저 식사와 관련된 정보인데, 식사를 할 때 ‘하라 하치 부(腹八分, はらはちぶ)' 가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말은 '배가 80%부를 때 식사를 마친다'라는 뜻으로, 지나친 식사로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놓는다는 뜻이다. 소식을 통해서 칼로리를 제한하는 습관을 가진 오키나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단백질은 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에서 섭취한다고 한다. 돼지고기는 끓는 물에 삶아 충분히 기름을 뺀 다음 단백질 중심으로 섭취한다.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부위의 고기를 섭취하면서 각 부위별 요리법이 발달했다. 삼겹살 같은 부위는 장시간 삶아낸 다음 먹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는 늘 녹황색 채소, 해초, 콩을 함께 섞어 먹는다고 한다. 채식 위주의 저칼로리 식사를 하다 보니 이곳 사람들이 먹는 두부의 양은 일본 본토 사람들의 2배에 이르며, 채소 중에서도 비타민C, 카로틴, 칼륨 등이 풍부한 수세미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특히 식재료를 우려낸 국물을 이용하는 조리 방법을 통해 염분이 추가되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것이 특이하다. 장수로 이어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식생활 습관을 정리하면 △ 삶기 등의 방법을 통해 지방을 충분히 제거한 돼지고기를 즐긴다. △ 흑설탕을 사용하며 조리시 되도록 소금을 추가하지 않는다. △ 해초와 채소 그리고 두부를 충분히 섭취해 저칼로리 식사를 한다. △ 약초를 먹는다. △ 차를 자주 마신다.△ 츠케모노(漬物, つけもの 일본식 절임 배추)를 먹지 않는다. △ 신체를 자주 움직이고 꾸준히 일을 한다로 정리가 된다.
블루존 이외에도 30년 가까이 오키나와의 장수비결을 연구한 미국의 의사이며 의학인류학자인 윌콕스 (Craig Willcox)가 장수비결 분석 책자 "오키나와 프로그램(Okinawa Program)’'를 2001년에 펴내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서 '항산화 기능이란 세포의 기능 상실, 변질, 죽음 등을 초래하는 산화현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증가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주간지 타임은 2004년 특집 기사를 통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오키나와를 배우라”고 전파했다.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 최고 장수 지역’이란 칭호까지 얻었다. 그랬던 오키나와는 이제 더 이상 장수촌으로 통하지 않는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1년 평균수명을 보면 오키나와 남성 평균수명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36위에 머물렀다. 1985년 전국 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숫자다. 오키나와 남성 평균수명은 80.27세로 일본 1위인 교토의 동쪽 지역 시가현(81.78세)보다 거의 두 살이 적다.
오키나와의 수명 추락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1995년 4위로 내려앉더니, 2005년에는 25위로 곤두박질쳤고, 이제 36위로 내려왔다.
오키나와 여성도 마찬가지다. 2021년 평균수명은 87.44세로 일본 내 7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다른 지역이 넘볼 수 없었던 부동의 1위였던 오키나와 할머니들은 다른 곳에 사는 할머니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오키나와에서 당뇨병 사망률은 11.9%로, 전국 평균 11.4%보다 높다(2018년 일본 인구동태통계). 여전히 전 세계 기준으로는 오키나와 평균수명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일본 내에선 장수촌이 아니라 단명(短命)촌으로 불러도 할 말 없는 처지로 떨어졌다.
도대체 오키나와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미군의 장기 주둔과 서구식 식문화 영향 등으로 전통 생활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맥도날드·KFC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급속히 늘었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패스트푸드 점포 수는 오키나와가 일본서 도쿄 다음으로 2위다. 스팸 같은 통조림 고기 섭취도 늘었다.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운동 부족이 뒤따랐다. 그러자 2011년 남성 비만율이 42.1%에 이르러 일본 내 최고가 됐다. 여성 비만율도 34.7%로, 전국 평균의 1.7배가 됐다. 이는 당뇨병 확산을 불렀다. 채소와 해조류, 덜 정제된 쌀을 먹던 1970년대 오키나와인 당뇨병 사망률은 전국 최저 47위였지만 지금은 일본 평균보다 높다.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모아이와 이키가이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불과 20년도 흐르지 않았는데 블루존(Blue Zone)이 데드존(Dead Zone)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이제 오키나와는 식이(食餌)와 생활 습관이 안 좋게 바뀌면 건강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었다. 일본이 첨단 제품과 콘텐츠를 선도하는 국가에서 이제 온천과 맛거리가 풍성한 고풍스런 관광국으로 불리는 것처럼, 발전과 변화는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시니어 세대의 등장과 이들로 인한 시장 변화가 진행 중이다. 주식회사 캐어유도 디지털전환 시대에 시니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드리는 교육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위해 소명감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다.
가끔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사례에 관한 글들은 다른 것들보다 쉽게 눈에 들어온다. 현장에 가본 듯한 생생함이 전달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현재의 상황과 비교해 보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블루존 2.0에 대해서 싱가포르의 공학적 도시 운영에 관한 에이지테크를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는데, 그 중 가까운 이웃 일본의 오키나와 장수사례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2009년 장수촌 사례로 소개될 당시 워낙 모범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먼저 식사와 관련된 정보인데, 식사를 할 때 ‘하라 하치 부(腹八分, はらはちぶ)' 가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말은 '배가 80%부를 때 식사를 마친다'라는 뜻으로, 지나친 식사로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놓는다는 뜻이다. 소식을 통해서 칼로리를 제한하는 습관을 가진 오키나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단백질은 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에서 섭취한다고 한다. 돼지고기는 끓는 물에 삶아 충분히 기름을 뺀 다음 단백질 중심으로 섭취한다.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부위의 고기를 섭취하면서 각 부위별 요리법이 발달했다. 삼겹살 같은 부위는 장시간 삶아낸 다음 먹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는 늘 녹황색 채소, 해초, 콩을 함께 섞어 먹는다고 한다. 채식 위주의 저칼로리 식사를 하다 보니 이곳 사람들이 먹는 두부의 양은 일본 본토 사람들의 2배에 이르며, 채소 중에서도 비타민C, 카로틴, 칼륨 등이 풍부한 수세미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특히 식재료를 우려낸 국물을 이용하는 조리 방법을 통해 염분이 추가되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것이 특이하다. 장수로 이어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식생활 습관을 정리하면 △ 삶기 등의 방법을 통해 지방을 충분히 제거한 돼지고기를 즐긴다. △ 흑설탕을 사용하며 조리시 되도록 소금을 추가하지 않는다. △ 해초와 채소 그리고 두부를 충분히 섭취해 저칼로리 식사를 한다. △ 약초를 먹는다. △ 차를 자주 마신다.△ 츠케모노(漬物, つけもの 일본식 절임 배추)를 먹지 않는다. △ 신체를 자주 움직이고 꾸준히 일을 한다로 정리가 된다.
블루존 이외에도 30년 가까이 오키나와의 장수비결을 연구한 미국의 의사이며 의학인류학자인 윌콕스 (Craig Willcox)가 장수비결 분석 책자 "오키나와 프로그램(Okinawa Program)’'를 2001년에 펴내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서 '항산화 기능이란 세포의 기능 상실, 변질, 죽음 등을 초래하는 산화현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증가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주간지 타임은 2004년 특집 기사를 통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오키나와를 배우라”고 전파했다.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 최고 장수 지역’이란 칭호까지 얻었다. 그랬던 오키나와는 이제 더 이상 장수촌으로 통하지 않는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1년 평균수명을 보면 오키나와 남성 평균수명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36위에 머물렀다. 1985년 전국 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숫자다. 오키나와 남성 평균수명은 80.27세로 일본 1위인 교토의 동쪽 지역 시가현(81.78세)보다 거의 두 살이 적다.
오키나와의 수명 추락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1995년 4위로 내려앉더니, 2005년에는 25위로 곤두박질쳤고, 이제 36위로 내려왔다.
오키나와 여성도 마찬가지다. 2021년 평균수명은 87.44세로 일본 내 7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다른 지역이 넘볼 수 없었던 부동의 1위였던 오키나와 할머니들은 다른 곳에 사는 할머니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오키나와에서 당뇨병 사망률은 11.9%로, 전국 평균 11.4%보다 높다(2018년 일본 인구동태통계). 여전히 전 세계 기준으로는 오키나와 평균수명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일본 내에선 장수촌이 아니라 단명(短命)촌으로 불러도 할 말 없는 처지로 떨어졌다.
도대체 오키나와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미군의 장기 주둔과 서구식 식문화 영향 등으로 전통 생활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맥도날드·KFC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급속히 늘었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패스트푸드 점포 수는 오키나와가 일본서 도쿄 다음으로 2위다. 스팸 같은 통조림 고기 섭취도 늘었다.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운동 부족이 뒤따랐다. 그러자 2011년 남성 비만율이 42.1%에 이르러 일본 내 최고가 됐다. 여성 비만율도 34.7%로, 전국 평균의 1.7배가 됐다. 이는 당뇨병 확산을 불렀다. 채소와 해조류, 덜 정제된 쌀을 먹던 1970년대 오키나와인 당뇨병 사망률은 전국 최저 47위였지만 지금은 일본 평균보다 높다.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모아이와 이키가이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불과 20년도 흐르지 않았는데 블루존(Blue Zone)이 데드존(Dead Zone)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이제 오키나와는 식이(食餌)와 생활 습관이 안 좋게 바뀌면 건강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었다. 일본이 첨단 제품과 콘텐츠를 선도하는 국가에서 이제 온천과 맛거리가 풍성한 고풍스런 관광국으로 불리는 것처럼, 발전과 변화는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시니어 세대의 등장과 이들로 인한 시장 변화가 진행 중이다. 주식회사 캐어유도 디지털전환 시대에 시니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드리는 교육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위해 소명감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