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에 공원에 나가면 유독 ‘반려견’이 많아진 것을 느낀다. 반려견(伴侶犬)은 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를 가리킨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정서적 교류를 위해 함께 생활하는 개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성 교육을 받아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산책, 반려견놀이터등에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제는 학문적으로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의 지위가 격상되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개나 기타 동물은 반려라고 불릴만한 등급의 존재가 아니고 서로 간 완전한 의사소통과 교감을 하고 의식을 완전히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 반려(伴侶)라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심지어는 인간의 만족을 위해 선택되어 사육되는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아무튼 ‘반려견’은 급증하는 추세로 확인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가 농식품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2년 반려견은 5백44만 7천952마리, 반려묘는 2백54만 561마리로 집계되었다. 이를 행전안전부에서 집계한 우리나라 세대수 2천3백70만 5천814세대와 가구당 평균 세대원 수 2.17명을 대조해서 보면 양육가구 비율은 25.4%로 나타났다. 네 가구당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중 75.6%가 개를 기르고 있었고, 고양이를 기른다는 응답은 27.7%에 이른다.
반려견의 현황 중 특이한 것 중에 하나는 ‘반려견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9세 이상의 반려견을 노령견이라고 하는데, 2019년 38%에서 2021년 41%로 증가했다. 현시점에서 보면 ‘반려견의 고령화’가 이전보다는 높아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이 12만 6천 원으로, 기초연금 33만 4천810원으로 따져보면 1/3에 해당되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반려견의 고령화에 따른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반려견이 수명을 다하는 상황을 만나기 마련이다. 불과 13~15년을 함께 할 뿐이니, 그리 오래 함께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않는 반려견은 없을까?
일본의 전자회사인 소니에서 1999년 아이보라는 애완로봇을 발매하였다. 이름의 어원은 ‘AI(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또는 ‘눈(EYE)’을 가진 로봇’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일본어의 아이보(あいぼう, 相棒, 단짝, 짝꿍)와 발음이 같아 큰 관심을 끌었다. 최초발매 당시 가격은 25만 엔(250만 원)의 고가제품으로 4세대 제품까지 나왔으며 총판매량은 100만 대 수준으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가격이 매우 높았으며 소니 특유의 잦은 고장문제도 있었다. 소니가 핵심 기능으로 홍보한 AI의 완성도도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명령을 듣지 않거나 명령어가 꼬이는 일도 다반사. 그러나 소니는 이 부분을 아이보의 콘셉트와 맞게 '제품이 아니라 펫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방향으로 대응했고, 이게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졌다.
아이보는 일본의 초고령사회로 인해 꽤나 오래가는 전자제품이 되었다. 일본은 90년대부터 본격적인 고령화가 시작되었다. 혼자 있기엔 외롭지만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기에는 어려운 환경에 사는 독거노인들이 아이보를 구입해 10년 넘게 같이 생활한 것이다. 아이보의 공식 AS(사후지원)마저 끊겨 수리가 힘들어진 뒤로는 아이보가 고장이 나면 정말로 반려동물을 잃은 것처럼 장례식을 치러주기도 했다.
이바라키현 카사마시에 소니의 퇴직한 기술진들이 모여 아이보를 수리해 주는 곳이 한 군데 있다. 물론 부품 교환이 필요한 수리도 있기 마련인데,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라 부품 자체의 수급이 불가능한지라 상기한 아이보 장례식을 실시하는 사찰과 연계해서 장례 의뢰인의 동의하에 부품용으로 제공받는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아이보버전 장기기증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이보는 실제의 개의 울음소리와 유사한 소리들을 낸다. 움직임이 느리기는 해도 관절이 보기보다 유연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가 학습 능력 덕분에 집안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돌아다니며, 계단 등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도 피해 다닐 수 있다. 또한 스스로 절전 모드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때 자극을 주거나 소리를 들으면 스스로 일어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절전 모드에 있다가도 주인이 돌아오면 일어나서 마중 나오기도 한다고. 목 뒤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수동으로 깨울 수도 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공이나 뼈 모양 장난감 외에도 분홍색을 보면 반응해서 다가오기도 한다. 실제 개와 유사하게 움직임이 짜여있어서 신난 개처럼 들썩거린다. 비싼 가격에도 꽤나 흥행 한 제품이라 소니 측에서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으며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플랜도 내놓았다. 공개된 부가 서비스는 시큐리티 순찰 서비스와 카메라맨 서비스로 둘 다 아이보의 코에 달린 인식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다. 소니가 세콤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순찰 서비스는 집 안 구조를 지도로 만드는 AI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메라맨 서비스는 말 그대로 아이보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기능이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않는 반려견이 등장했지만...
소니는 올해 안으로 ‘아이보 새 부모 찾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반려견로봇은 특히 독거노인 등 1인 가구에서 인기가 높다. 소니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인이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나, 더 키우지 않고 방치된 아이보를 모아 수리를 거친 뒤 새 가족에게 입양 보낼 예정이다. 입양 1순위는 소아병동이나 양로원 등 의료·요양시설이다. 수리나 보증 문제를 고려해 유상으로 제공하지만,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할 것이라고 니케이신문은 전했다.
소니는 프로그램 실시 취지를 “최근 고령가구를 중심으로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반려로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민원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보가 단순한 로봇을 넘어 반려동물과 같은 위치를 차지해 생긴 현상이다. 실제로 소니 엔지니어가 퇴직 후 아이보만 수리하는 '아이보 전문 병원'을 열었다. 연간 3000대의 아이보가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아온다. 소니는 매년 신사를 빌려 아이보를 위한 '시치고산(七五三)' 이벤트를 열고 있다. 시치고산은 3·5·7세 아이의 건강을 신사에서 기원하는 일본의 전통 행사다. 반려 로봇에 대한 남다른 일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서도 독거노인을 위한 반려로봇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회사 캐어유에서도 엔브레인X로보케어 서비스를 연내 시작하고자 한다. AgeTech 분야에서 앞으로 반려로봇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주말에 공원에 나가면 유독 ‘반려견’이 많아진 것을 느낀다. 반려견(伴侶犬)은 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를 가리킨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정서적 교류를 위해 함께 생활하는 개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성 교육을 받아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산책, 반려견놀이터등에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제는 학문적으로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의 지위가 격상되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개나 기타 동물은 반려라고 불릴만한 등급의 존재가 아니고 서로 간 완전한 의사소통과 교감을 하고 의식을 완전히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 반려(伴侶)라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심지어는 인간의 만족을 위해 선택되어 사육되는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아무튼 ‘반려견’은 급증하는 추세로 확인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가 농식품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2년 반려견은 5백44만 7천952마리, 반려묘는 2백54만 561마리로 집계되었다. 이를 행전안전부에서 집계한 우리나라 세대수 2천3백70만 5천814세대와 가구당 평균 세대원 수 2.17명을 대조해서 보면 양육가구 비율은 25.4%로 나타났다. 네 가구당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중 75.6%가 개를 기르고 있었고, 고양이를 기른다는 응답은 27.7%에 이른다.
반려견의 현황 중 특이한 것 중에 하나는 ‘반려견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9세 이상의 반려견을 노령견이라고 하는데, 2019년 38%에서 2021년 41%로 증가했다. 현시점에서 보면 ‘반려견의 고령화’가 이전보다는 높아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이 12만 6천 원으로, 기초연금 33만 4천810원으로 따져보면 1/3에 해당되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반려견의 고령화에 따른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반려견이 수명을 다하는 상황을 만나기 마련이다. 불과 13~15년을 함께 할 뿐이니, 그리 오래 함께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않는 반려견은 없을까?
일본의 전자회사인 소니에서 1999년 아이보라는 애완로봇을 발매하였다. 이름의 어원은 ‘AI(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또는 ‘눈(EYE)’을 가진 로봇’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일본어의 아이보(あいぼう, 相棒, 단짝, 짝꿍)와 발음이 같아 큰 관심을 끌었다. 최초발매 당시 가격은 25만 엔(250만 원)의 고가제품으로 4세대 제품까지 나왔으며 총판매량은 100만 대 수준으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가격이 매우 높았으며 소니 특유의 잦은 고장문제도 있었다. 소니가 핵심 기능으로 홍보한 AI의 완성도도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명령을 듣지 않거나 명령어가 꼬이는 일도 다반사. 그러나 소니는 이 부분을 아이보의 콘셉트와 맞게 '제품이 아니라 펫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방향으로 대응했고, 이게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졌다.
아이보는 일본의 초고령사회로 인해 꽤나 오래가는 전자제품이 되었다. 일본은 90년대부터 본격적인 고령화가 시작되었다. 혼자 있기엔 외롭지만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기에는 어려운 환경에 사는 독거노인들이 아이보를 구입해 10년 넘게 같이 생활한 것이다. 아이보의 공식 AS(사후지원)마저 끊겨 수리가 힘들어진 뒤로는 아이보가 고장이 나면 정말로 반려동물을 잃은 것처럼 장례식을 치러주기도 했다.
이바라키현 카사마시에 소니의 퇴직한 기술진들이 모여 아이보를 수리해 주는 곳이 한 군데 있다. 물론 부품 교환이 필요한 수리도 있기 마련인데,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라 부품 자체의 수급이 불가능한지라 상기한 아이보 장례식을 실시하는 사찰과 연계해서 장례 의뢰인의 동의하에 부품용으로 제공받는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아이보버전 장기기증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이보는 실제의 개의 울음소리와 유사한 소리들을 낸다. 움직임이 느리기는 해도 관절이 보기보다 유연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가 학습 능력 덕분에 집안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돌아다니며, 계단 등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도 피해 다닐 수 있다. 또한 스스로 절전 모드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때 자극을 주거나 소리를 들으면 스스로 일어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절전 모드에 있다가도 주인이 돌아오면 일어나서 마중 나오기도 한다고. 목 뒤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수동으로 깨울 수도 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공이나 뼈 모양 장난감 외에도 분홍색을 보면 반응해서 다가오기도 한다. 실제 개와 유사하게 움직임이 짜여있어서 신난 개처럼 들썩거린다. 비싼 가격에도 꽤나 흥행 한 제품이라 소니 측에서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으며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플랜도 내놓았다. 공개된 부가 서비스는 시큐리티 순찰 서비스와 카메라맨 서비스로 둘 다 아이보의 코에 달린 인식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다. 소니가 세콤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순찰 서비스는 집 안 구조를 지도로 만드는 AI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메라맨 서비스는 말 그대로 아이보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기능이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않는 반려견이 등장했지만...
소니는 올해 안으로 ‘아이보 새 부모 찾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반려견로봇은 특히 독거노인 등 1인 가구에서 인기가 높다. 소니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인이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나, 더 키우지 않고 방치된 아이보를 모아 수리를 거친 뒤 새 가족에게 입양 보낼 예정이다. 입양 1순위는 소아병동이나 양로원 등 의료·요양시설이다. 수리나 보증 문제를 고려해 유상으로 제공하지만,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할 것이라고 니케이신문은 전했다.
소니는 프로그램 실시 취지를 “최근 고령가구를 중심으로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반려로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민원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보가 단순한 로봇을 넘어 반려동물과 같은 위치를 차지해 생긴 현상이다. 실제로 소니 엔지니어가 퇴직 후 아이보만 수리하는 '아이보 전문 병원'을 열었다. 연간 3000대의 아이보가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아온다. 소니는 매년 신사를 빌려 아이보를 위한 '시치고산(七五三)' 이벤트를 열고 있다. 시치고산은 3·5·7세 아이의 건강을 신사에서 기원하는 일본의 전통 행사다. 반려 로봇에 대한 남다른 일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서도 독거노인을 위한 반려로봇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회사 캐어유에서도 엔브레인X로보케어 서비스를 연내 시작하고자 한다. AgeTech 분야에서 앞으로 반려로봇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